한국어 학술 글쓰기에서 자주 나오는 문장 오류 10가지

문장 교정을 하다 보면 오류의 종류가 생각보다 적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백 건의 원고에서 반복적으로 표시하게 되는 패턴은 대체로 열 가지 안쪽입니다. 이 열 가지만 스스로 걸러낼 수 있어도 원고의 완성도는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각 항목마다 실제로 자주 보이는 형태와 수정안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1. 피동 표현의 남용

가장 흔한 문제입니다. 특히 '되어지다', '보여지다', '생각되어진다'처럼 피동이 겹친 형태는 명백한 비문입니다. '되다'가 이미 피동이므로 '~어지다'를 덧붙일 이유가 없습니다.

✗ 이러한 결과는 선행 연구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 이러한 결과는 선행 연구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 제도의 개선이 요구되어진다.
✓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겹치지 않은 피동이라도 남용하면 글이 늘어집니다. 학술 글에서 피동을 쓰는 이유는 행위자보다 대상이 중요할 때인데, 그 이유가 없다면 능동으로 쓰는 편이 명확합니다. "연구가 수행되었다"보다 "본 연구는 ~를 수행하였다"가 읽기 쉽습니다.

2. 이중 주어와 주술 불일치

문장이 길어지면 주어와 서술어가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쓰는 사람은 앞부분을 기억하고 있어서 잘 발견하지 못합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청소년의 미디어 이용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연구의 목적은 청소년의 미디어 이용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는 데 있다.

점검 방법은 간단합니다. 문장의 주어와 서술어만 남기고 중간을 지워 읽어 보면 됩니다. "목적은 ~ 제시하고자 한다"는 어색하지만, "목적은 ~ 있다"는 자연스럽습니다.

3. 번역 투 표현

영어 문헌을 참고하며 쓰다 보면 영어 구문이 그대로 옮겨집니다. 틀린 문장은 아니지만 읽는 속도를 떨어뜨립니다.

번역 투자연스러운 표현
~에 있어서~에서, ~의 경우
~을 통하여~로, ~로써
~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를 연구하였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이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해야 한다
가지고 있다있다, ~한다

특히 '~에 있어서'는 거의 모든 경우에 삭제하거나 조사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은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으로 충분합니다.

4. 과도한 명사화

동사로 쓸 수 있는 것을 명사로 바꾸면 문장이 딱딱해지고 길어집니다. 학술적으로 보이려는 의도가 오히려 가독성을 해칩니다.

✗ 정책의 시행에 따른 만족도의 상승이 확인되었다.
✓ 정책을 시행한 뒤 만족도가 올랐다.

'~의 ~화', '~에 대한 검토', '~의 실시' 같은 표현이 연달아 나오면 명사화가 과한 신호입니다. 서술어로 풀 수 있는지 한 번씩 확인해 보세요.

5. '~의'의 연쇄

조사 '의'가 한 문장에 세 번 이상 나오면 대개 수정이 필요합니다. 일본어 번역 투에서 온 습관으로, 관계가 모호해집니다.

지역사회의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 지역사회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

'의'는 소유나 소속이 분명할 때만 남기고, 나머지는 붙여 쓰거나 서술어로 풀면 됩니다.

6. 지시어의 불명확성

'이는', '그것은', '이러한'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불분명한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앞 문장에 명사가 여러 개 있으면 독자는 어느 것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습니다.

✗ 참여율은 낮았지만 만족도는 높았다. 이는 예상과 달랐다.
✓ 참여율은 낮았지만 만족도는 높았다. 이러한 만족도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지시어 뒤에 가리키는 대상을 한 단어라도 덧붙이면 모호함이 사라집니다. 분량이 조금 늘어도 명확성이 우선입니다.

7. 접속어 남용

'그리고', '또한', '하지만', '따라서'를 문단마다 반복하면 글이 나열식으로 읽힙니다. 접속어는 논리 관계가 바뀌는 지점에만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특히 '또한'으로 시작하는 문장이 연속으로 세 번 나오면, 그 세 문장은 사실 하나의 문단으로 묶여야 할 내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접속어를 지우고 읽어도 흐름이 유지된다면 그 접속어는 없는 편이 낫습니다.

8. 한 문장이 지나치게 긴 경우

한국어 학술 문장은 대체로 60~80자 이내가 읽기 좋습니다. 그 이상 길어지면 주술 관계가 흐트러지고, 앞서 본 이중 주어 문제도 함께 발생합니다.

긴 문장을 나누는 기준은 의미 단위입니다. 접속조사 '~며', '~고', '~는데'가 나오는 지점에서 끊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나눈 뒤 각 문장이 독립적으로 성립한다면 나누는 편이 낫습니다.

9. 의미 중복

같은 뜻을 겹쳐 쓰는 표현입니다. 익숙해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10. 모호한 수식 관계

수식어가 어느 말을 꾸미는지 불분명한 경우입니다. 한국어는 수식어가 앞에 오기 때문에 거리가 멀어지면 관계가 흐려집니다.

새로운 교육 정책의 효과
→ '새로운'이 정책을 꾸미는지 효과를 꾸미는지 불분명
✓ 새로 도입된 교육 정책의 효과

수식어는 꾸미는 대상 바로 앞에 두는 것이 원칙입니다.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면 문장을 나누거나 관형절로 바꾸세요.


정리: 스스로 점검하는 순서

퇴고할 때 이 순서로 훑으면 효율이 좋습니다. 첫째, '되어지다·보여지다'를 검색해 모두 고칩니다. 둘째, '~의'가 세 번 이상 나온 문장을 찾습니다. 셋째, 80자를 넘는 문장을 표시해 나눌 수 있는지 봅니다. 넷째, '이는·이러한'이 가리키는 대상이 분명한지 확인합니다. 검색 기능만으로도 상당 부분을 잡아낼 수 있습니다.

다만 문장 교정은 구조가 잡힌 다음의 작업입니다. 문단 배치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면 레포트 구조 잡는 법을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문장 단위로 짚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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